나를 지키는 루틴 ?? 아니면 연애?? 연애가 두려운 21살, 내 루틴을 지킬 수 있을까?

"형, 제가 진짜 연애를 해야 할까요?"
상담실에 앉아있던 21살 A군은 조금 망설이는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최근 친구의 소개로 한 여자와 소개팅을
했고, 그 여자분이 A군을 매우 마음에 들어 한다는 소식을 들은 후부터 그의 마음은 점점 무거워졌다고 한다.

처음엔 설렘도 있었다. 누군가 나에게 호감을 보이고,
좋아해 준다는 건 사실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녀가 A군에게 "오늘 뭐해? 어디 가? 어떤 계획이 있어?"와 같은 질문을 자주 던지기 시작하면서 그는 점점 압박을 느꼈다. 그녀가 기대하는 것들이 너무 많고,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 같아서 오히려 마음이 점점
멀어진다고 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너는 네 하루 루틴이 깨지는 게 싫어?"

A군은 단호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그동안 자신만의 시간표대로 움직이며 살아왔고, 그 루틴이 무너지는 게
두려웠다고 했다.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학교 수업과 과제를 정해진 시간에 처리하며, 누구의 간섭 없이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해온 삶.
그 틀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이건 결국 네 생활양식의  문제야. 네가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은 너만의 세계에 최적화된 루틴 속에서의 삶이었어. 그런데 이제 누군가가 네 삶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니까, 그 질서가 흔들릴까 봐 무서운 거지."
그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
무언가를 이해한 듯한 표정이었다.

그러면서 나는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그럼 너에게 지금 제일 중요한 건 뭐야?
사랑하는 사람과의 감정, 연애를 해보고 싶은 마음,
아니면 너만의 일상과 루틴을 지키는 안정감 중에서?"

A군은 쉽사리 대답하지 못했다.
그건 아마도 셋 다 포기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에게 이야기해주었다. 사람은 결국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살아갈 수는 없다고.
연애를 통해 감정의 충돌이 생기기도 하고,
나와 다른 사람의 시간표를 맞춰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그 안에서 '타협'과 '배려'를 배울 수 있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누군가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하고, 사회 속에서의 내 정체성을 만들어간다고.
그는 끝까지 결정을 내리진 않았다. 하지만 상담이 끝날 무렵, 그는 이렇게 말했다. "형 말 듣고 나니까,
내가 연애를 겁내는 이유를 알 것 같아요.
생각 좀 더 해볼게요.
결말은 글 맨마지막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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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례는 단순히 21살 청년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20대 중후반, 30대 여러분에게도 너무나 익숙한 고민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자기다움'을 지키라는 말, 자기관리의 중요성, 루틴의 안정성을 강조받으며 자라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누군가가 그 틀 안에 들어오려 하면, ‘침입’처럼 느껴지는 거죠. 그런데 삶은 혼자만의 완성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관계 속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부딪히고, 조정하고, 타협하며 ‘나’라는 존재의 외곽을 더 넓혀가는 과정에 놓입니다.
 
심리코칭 전문가로서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이것입니다.
‘연애가 나를 흔드는 게 아니라, 내가 흔들릴 준비가 안 되어 있었던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점.
연애는 자기를 잃는 경험이 아니라, 자기 확장의 과정입니다.
오히려 진짜 자존감은, 상대방의 감정을 받아들이면서도 내 감정 역시 똑같이 존중할 수 있을 때 생겨요.
따라서 중요한 건, ‘이 관계가 무겁다’고 느낄 때 회피하거나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그 불편함을 들여다보고
나의 생활 양식을 다시 설계해보는 일입니다.
내가 언제 불편함을 느끼는지, 왜 그 감정이 반복되는지를 코칭을 통해 정리해나가는 것. 이는 더 깊은 관계를 맺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연애는 사치가 아닙니다. 나라는 세계가 다른 세계와 만나 조금 더 넓어지는 일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 유연하고, 더 성숙해집니다. 그리고 그 성장은, 사랑보다 더 깊은 자기를 만들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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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이 과거의 연애에서 상처를 입고, 그 기억이 아직도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면.
그 역시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상처는 시간과 공간을 먹고 자라기 때문에, 무조건 '잊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그치지 않아도 됩니다.
중요한 건, 그 상처가 지금의 나에게 어떤 감정 반응을 일으키는지를 천천히 들여다보는 겁니다.
심리코칭에서는 그런 반응을 '보호기제'라고 부릅니다. 새로운 누군가를 받아들이는 게 두려운 이유는, 예전의 아픔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는 무의식적인 신호일 수 있어요. 이럴 땐, 자기 방어를 무너뜨리기보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는 게 더 중요합니다.
"나는 이번엔 어떤 방식으로 나를 지킬 수 있을까?" 그리고 "내가 바라는 관계는 어떤 모습일까?"
그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타인뿐 아니라 자신과의 관계도 다시 정립해 나갈 수 있습니다.
상처를 안고도 연애를 시작할 수 있고, 두려움을 안고도 누군가에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모든 감정은 이해될 수 있을 때 비로소 정리되니까요.

그래서 그 청년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제 어떻게 보면 , 자신의 새로운 시작을 시작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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